이건 계약을 샀냐 팔았냐의 문제다. 그런데 실제로 "이거 롱이야 숏이야?"라고 물을 때 궁금한 건 대개 다른 것이다. 주가가 오를 때 내 계좌가 버는가, 내릴 때 버는가. 이걸 나타내는 값이 델타이고, 2장에서 설명한다.
옵션의 바탕이 되는 자산을 기초자산이라 부른다. 주식일 수도 있고 농산물·외화·지수일 수도 있다. 아래에서는 기초자산이 주식인 경우로 한정한다.
델타란 주가가 1달러 오를 때 내 계좌 평가액이 얼마나 변하는가이다.
주가에 대한 1차 미분이다. 시간에 대한 미분이 아니고, 그래서 복잡하고 비직관적이다.
| 델타 | 주가 1달러 상승 | 주가 1달러 하락 |
|---|---|---|
| +0.5 | 계좌 +0.5달러 | 계좌 −0.5달러 |
| −0.5 | 계좌 −0.5달러 | 계좌 +0.5달러 |
| 0 | 거의 변화 없음 | 거의 변화 없음 |
주식 100주를 보유한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여러 개를 보유하면 그만큼 배가 된다. 주식의 델타는 주가와 아무 관계 없이 오직 수량으로만 정해진다.
옵션은 다르다. 주식 1주에 대한 옵션의 델타는 대체로 −1과 +1 사이다.
옵션 가격도 주가도 1주 단위로 매겨지니 델타도 1주 기준 값이다. 1계약이 100주라면 계약 하나의 델타는 여기에 100을 곱한 값이다.
델타가 0.4인 콜옵션은 주가가 1달러 오를 때 옵션 가격이 대략 0.4달러 오른다.
(대략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 델타 0.4라는 값 자체가 모델로 추정한 것이라 참값이 아니다 — 2.1에서 설명한다. 둘, 델타가 정확하더라도 주가가 조금 움직였을 때만 맞는 근사다 — 4장에서 설명한다.)
그래서 "롱이냐 숏이냐"는 보통 계좌 전체를 합친 델타의 부호를 뜻한다. 풋옵션을 매수하면 계약상으로는 롱이지만 델타는 음수다. 롱 포지션이면서 숏 델타인 셈이다.
보유 수량은 앱에 뜨지만 델타는 아니다. 주가·시간·변동성을 변수로 가지는 옵션 가격 함수를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후에 역산하는 것도 안 된다. "1달러 올랐을 때 옵션이 0.4달러 올랐으니 델타는 0.4였다"고 하고 싶지만, 두 시점 사이엔 시간도 흘렀고 변동성도 바뀌었다. 0.4달러 중 주가 몫만 떼어낼 수 없다. 애초에 알고 싶은 것도 지나간 움직임이 아니라 다음 움직임이다.
그래서 블랙–숄즈 같은 모델을 가정하고, 시장가격에서 변동성을 역산한 뒤(내재변동성) 그 모델을 미분한다. 결국 델타는 모델에 의존하는 추정치라, 모델과 변동성 가정이 다르면 값도 달라진다. 일반 투자자가 직접 구하기는 어렵다. 전문 트레이딩 플랫폼이나 HTS 옵션 화면에는 델타가 뜨지만 일반 주식 앱에는 보통 없고, 종목 전체나 시장 단위로 보려면 별도 데이터 서비스를 구독해야 한다.
델타는 고정값이 아니다. 주가가 움직이면 델타도 변한다. 감마는 주가가 1달러 변할 때 델타가 변하는 양이다. 델타의 미분이자 계좌 평가액의 2차 미분.
옵션 매수자가 롱 감마, 매도자가 숏 감마다.
주식은 감마가 0이다. 델타가 항상 +(주식 개수)로 고정이라 변할 것이 없다. 그래서 주식만 사고파는 투자자는 자기 계좌의 감마를 볼 일이 없다. 다만 시장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보려면 감마를 봐야 한다(5장). 다만 옵션을 안 사도 감마가 생기는 경우는 있다. 대표적으로 레버리지·인버스 ETF다.
직관은 이렇다. 내 계좌의 감마가 양수면 주가가 오를 때 자동으로 더 롱이 되고, 내릴 때 자동으로 덜 롱이 된다. 즉 감마는 방향과 무관하게, 크게 움직일수록 유리해지는 정도를 측정한 수치다(볼록성). 감마가 음수면 반대로 크게 움직일수록 불리해진다. 롱 감마를 변동성 매수, 숏 감마를 변동성 매도라고 부르는 이유다.
물론 실제 손익은 델타 쪽 효과와 감마 쪽 효과를 합해야 나온다. 감마가 양수여도 델타 방향이 크게 어긋나면 잃는다.
앞서 말한 레버리지 ETF가 그 예다. k배 레버리지의 가치는 대략 주가의 k제곱에 비례하므로 감마 계수가 k(k−1) 꼴이 되고, k=3이든 k=−1이든 항상 양수다. (0<k<1이면 음수지만 그런 상품은 아무도 안 만든다.) 대가는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으로, 옵션 매수자가 세타를 내는 것과 구조가 같다.
(인버스인데 감마가 양수라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감마가 양수라는 건 돈을 번다는 뜻이 아니라 손익 곡선이 위로 휘어 있다는 뜻일 뿐이다. 인버스 ETF는 델타가 음수라 주가가 오르면 잃는다. 다만 오를수록 손실이 비례보다 덜 늘고, 내릴수록 이익이 비례보다 더 는다. 방향은 델타가, 휨은 감마가 담당한다.)
그리고 공짜도 아니다. 롱 감마의 대가는 세타다. 세타는 주가가 그대로일 때 하루가 지나면 계좌 평가액이 얼마나 변하는가, 즉 시간에 대한 미분이다. 옵션 매수자의 세타는 음수라서 주가가 가만히 있으면 매일 조금씩 잃는다. 감마와 세타는 대체로 부호가 반대로 붙는다.
이 균형을 다루는 게 헤지펀드와 마켓메이커의 주된 일이다. 델타는 현물을 사고팔아 0 근처로 계속 맞춰 방향 위험을 지우고, 감마와 세타의 손익 차이에서 수익을 노린다(감마 스캘핑). 주가가 어디로 갈지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얼마나 움직일지를 사고파는 게임에 가깝다.
감마도 델타와 마찬가지로 관찰되는 값이 아니라 모델을 두 번 미분해 얻는다. 이 값을 왜 보는지는 4장에서 설명한다.
주가가 조금 움직였을 때 계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테일러 전개로 근사된다.
델타는 1차 근사, 감마는 곡률 보정이다. 덕분에 옵션 가격을 매번 다시 계산하지 않고도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단, 작은 변화를 전제한 근사다. 크게 움직이거나 시간·변동성이 바뀌면 다시 계산해야 한다.
콜 매수가 한쪽으로 몰리면, 그 주문을 받아준 딜러는 숏 콜 → 숏 감마 + 음의 델타가 된다. 딜러는 방향 위험을 지우려고 현물을 산다.
주가 상승 → 콜 델타 증가 → 딜러의 음의 델타 확대 → 헤지 위해 현물 추가 매수 → 주가 추가 상승
이 자기강화 루프가 감마 스퀴즈다.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해 하락을 증폭할 수 있다. 그래서 옵션을 안 하고 주식만 장기 보유하는 사람도 진입할 때는 이런 지표를 한 번 볼 필요가 있다. 내 계좌에 감마가 없어도, 내가 사는 가격은 남들의 감마가 만든다.
내 계좌의 감마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감마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봐야 스퀴즈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걸 감마 익스포저, 줄여서 GEX라 부른다. 보통 딜러 전체의 순감마를 주가가 1% 움직일 때 딜러가 사거나 팔아야 하는 현물 금액으로 환산해 표시한다.
GEX를 움직이는 요소는 대략 이렇다.
단, GEX도 관찰값이 아니라 추정값이다. 딜러가 실제로 어느 쪽에 서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으므로, 미결제약정과 거래 데이터를 놓고 "이 거래는 딜러가 판 것"이라고 가정해서 역산한다. 제공업체마다 값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다.
예시로 든 것처럼 딜러가 항상 숏 감마인 것은 아니다. 2026년 봄처럼 개인 매수세가 콜에 쏠린 국면에서 그렇게 되기 쉬울 뿐이다.
감마도 주가에 따라 변하니 또 미분할 수 있다. 3차 미분은 스피드라 부르고, 더 높은 차수도 정의된다. 차수가 올라갈수록 해석은 간접적이고 영향은 작아진다. 만기 직전이나 특정 행사가 근처에서만 의미가 생긴다.
미분 대상이 주가만인 것도 아니다. 시간으로 미분하면 세타, 변동성으로 미분하면 베가다. 실전에서는 이쪽이 주가에 대한 3차 미분보다 훨씬 중요하다.
델타는 지금의 방향, 감마는 그 방향이 변하는 속도.